[일간검경=황경호 기자] 우리는 각자 존재하고 ... 나는 홀로 소멸한다. '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에 나오는 구절이다. 현대의 인간소외 현상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그러하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생교육일 것이다. 소외를 막기 위해 필요한 ‘협력과 연대’를 몸소 실천하는 수단이 바로 평생교육이기 때문이다. 현재 평생교육의 화두는 플랫폼, 그리고 협력과 연대다. 그러하기에 평생학습도시 경산의 비전 ONLY 경산, 그 중에서도 Open campus가 맨앞에 위치한 것이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열린 평생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경산시는'동네배움터 운영 사업'을 통해 동네의 소규모 공방과 학습소들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동네배움터 운영 사업'은 평생교육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동네의 학습소들을 발굴하여 평생학습 강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2년 10개 배움터로 시작하여 2023년 13개 배움터로 확장을 하였고, 2년 간 총 149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올해 2024년에는 18개소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하여 경산시 평생교육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거듭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는'동네배움터' 토요일 오전에 서부2동에 소재한 카페 ‘램프앤’(대표 서정호)에 손님으로 가면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평소에는 보통의 카페이지만, 토요일에‘가족 교감 프로그램’의 장이 된다. 4월 20일에는 포스트잇을 잔득 붙인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포스트잇에는 아이들의 조부모와 관련된 추억이 담겨 있었다. “저희가 직접 만든 보드게임인데, 포스트잇에 적힌 내용은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추억입니다. 추억을 적어 만든 보드게임이라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게임을 하게 되는 것이죠.” 가족을 돌아보는 보드게임이라도 승부욕이 강한 아이는 어머니를 껴안고 눈물을 흘린다. 서정호 대표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런 플랫폼을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강의실 뿐만이 아니라 카페나 놀이방 같은 곳에서도 배움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요.” 본 배움터는‘하브루타 교육법을 응용하여 카페에서 게임을 통해 토론하고 서로를 돌아보며 공부하는 곳이다. 평생교육의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는 모범적인 사례이다. 평생교육 소외계층과 함께하는'동네배움터' “자 OO씨, OO씨가 직접 한 스푼을 넣어보세요. 와, 보라색으로 멋지게 변했죠? 해냈습니다. 자 박수 !” 지난 4월 8일 동네배움터인 ‘팜앤그린’(대표 이영실)에서 진행한 ‘치유농장 프로그램’에서 꽃차에이드를 만드는 현장이다. 실습을 하는 5명은 모두 장애인들이었는데, 도움도 없이 직접 에이드를 만들어 모두에게 박수를 받은 것이다. 경산시에서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배경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평생교육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함이다. “밖에서 수업을 하니 너무 좋아요. 이런 프로그램 많이 만들어 주세요.” 조금 전 꽃차를 만든 수강생 허OO씨의 소감으로,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OO씨가 눈에 띄게 밝아지셨어요. 이런 프로그램이 장애인 분들의 마음 치유에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옆에서 늘 실습 현장을 보고 계시는 장애인 보호사 김주선 씨의 말씀이었다. 경산시는 올해 동네배움터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4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관련 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발달장애 아동 테라피 프로그램, 미술치료 프로그램 등 아동부터 성인까지 소외되는 이가 없도록 다양한 범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협력과 연대를 실천하는'동네배움터' “이런 기회를 알려주신 경산시에 감사드립니다. 배움터에서 끝나지 않고 많은 분들께 마음의 위안을 주고 싶었거든요.” 지난 4월 6일에 열린'대구한의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평생학습 박람회'에 참가한 동네배움터‘어깨동무작은도서관’(대표 정연화)에서 들은 답변이었다. 본 배움터는 ‘장애아동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위 박람회에는 '아트테크로 마음돌봄 그림책'이라는 내용의 부스를 설치하였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법 및 마음을 다스리는 법 등을 널리 알려 많은 가족들의 관심을 끈 모양이었다. 이러한 자발적 재능나눔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에는 2개 배움터에서 육동마을 평생교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육동마을 도란도란 온정축제'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통기타 공연과 포인세티아 화분 만들기 체험 부스를 운영한 바 있다. 또한 지난 '경산시 평생교육 재능나눔 박람회'에서도 4개 배움터에서 다양한 만들기 체험 부스를 선보였으며, 특히‘사람풍경 사회적협동조합’(대표 윤은미)에서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맨발건강 체험부스를 일찍이 운영하여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 지자체에서 시각장애인 시인 단체에서 시화전을 열었다고 합니다. 이 때 다른 동아리들에 그림과 글씨를 부탁해서 성공적으로 시화전을 열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배움터들과 동아리들끼리도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경산시는 개별 동네배움터의 재능기부에서 나아가 동네배움터와 평생교육 기관 간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협력과 연대로 평생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ONLY 경산의 Network가 중요해 지는 시점이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현재 평생학습은 대전환의 시기이다. 이러한 평생학습의 시대가치를 보여주는 키워드가 바로 협력과 연대다.”라는 소감을 밝혔고, 이어 “올해 동네배움터에서는 소외계층 및 소규모 공방에 대한 협력과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두고 있다. 많은 배움터들이 상생할 수 있는 경산시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하였다. 우리는 각자 존재하지만, 사회적 동물인 나는 평생교육으로 비로소 존재하게 된다. 3년차에 접어든 동네배움터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고, 협력과 연대의 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평생교육을 위해 누구에게나 열린 곳, 동네배움터를 주목한다면 평생교육 사각지대는 줄어들고, 나아가 방황하는 개인이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삶의 이유를 찾게 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일간검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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