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검경=민지안 기자] “정도대로 살라. 정도가 결국 이긴다. 서로 용서할 줄 알아라.” 의령 출신 기업가이자 국내 장학사업에 큰 족적을 남긴 이종환 회장이 임종 때 했던 마지막 당부는 고향 의령에서 우선 실현될 전망이다. 군은 지난 9월 13일 향년 100세로 별세한 삼영그룹 고 이종환 회장의 뜻을 기리고, 수려한 경관과 이 회장의 유지가 깃든 공간을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관정 이종환 생가'를 상시 개방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생가 상시 개방은 생전 이 회장이 오 군수에게 한 약속이다. 그간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연 것은 이 회장에 대한 오 군수의 존경심이 한몫했다. 오 군수는 이 회장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길바닥에 넙죽 절을 올려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 군수는 2022년 2월, 이종환 회장의 생가가 있는 의령읍 무전리에서 용덕면 정동마을까지 4km를 '관정이종환대로'하는 '명예도로명'을 정식 지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 회장을 예우하며 각별한 사랑을 전했다. 특히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2021년 6월 오태완 군수와 이종환 회장의 만남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당시 오 군수는 명예도로와 생가 개방, 관정 정신을 기리는 '올곧은 부자 관광 코스'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이 회장은 흡족함을 보이며 "오 군수 참 맘에 든다. 널 진작 만났어야 했는데"라는 말로 격려했다. 오 군수는 상수맞이 기념으로 지어진 관정재(冠廷齋) 탄생에도 크게 기여했다. 오 군수는 전통K문화 체험과 함께 이 회장의 '삶의 역사'를 기록한 관정갤러리를 제안했고, 건물 완공에도 적극 협조했다. 이 회장은 "오 군수 아니면 이 건물은 제주도로 갈 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 군수는 지난해 11월에 관정재(冠廷齋) 준공식에서 군민들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고, 타계한 날에는 곧장 빈소를 찾아 "이종환 회장 애향심을 의령의 본령으로 삼겠다"라는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올해 10월 개최한 의령부자축제 리치리치페스티벌에서는 이 회장의 '나눔 인생’을 조명하는 '부자주제관'을 설치해 고인의 생전 업적을 관광객들에게 알렸다. '역할론'을 자임한 오태완 군수의 행보에 지역사회는 반색하고 있다. 평생 모은 재산 약 1조 7000억원을 출연해 ‘관정 이종환 장학재단’을 설립해 장학생 수나 액수에서 국내 최대로 꼽힌 업적과 의령 복지마을 조성을 비롯해 의병장 곽재우 장군 사당 정비, 지역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고향 사랑의 마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과적으로 ‘생가 소유권 이전 법정 소송’으로 야기된 의령군과 이 회장과 ‘해묵은 갈등’이 '오태완 군수 역할론'으로 해소됐다는 평가다. 의령군은 올바른 고집으로 '정도(正道)의 삶'을 실천한 이종환 회장의 '관정 정신'을 기리기 위한 관광코스 개발을 공식화했다. 이종환 회장과 삼성 이병철 회장을 묶는 대기업 창업주 생가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더불어 의령 관문을 따라 부자이야기 전설이 흐르는 솥바위와 이종환, 이병철 생가를 뱃길로 연결하는 특별한 '고급 관광'을 K-관광 중심 콘텐츠로 내세운다는 구상이다. 이종환 회장 생가 알리기에도 나선다. 이 회장 생가는 창덕궁 후원의 '부용정'을 재현한 '관정헌'과 전통 기법으로 지어진 6채의 한옥 그리고 몇백 년 된 소나무와 향나무, 고요한 연못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뽐내고 있다. 또 서울대에 도서관 신축 비용 600억을 기부해 그 숭고한 뜻을 기려 세워진 송덕비와 "무한추구하라. 도전 없는 성공은 없다"는 글귀를 새긴 또 다른 비석을 통해 기업가로서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고, 교육재단을 설립해 평생을 인재 양성에 앞장선 그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다. 군은 우선 이종환 회장 생가 주변에 공원과 주차장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오태완 군수는 "이 회장님과 약속한 의령발전과 군민 화합의 사명을 꼭 완수하겠다"며 "100년 넘은 삶의 여정 속에 실천한 정도의 삶을 의령의 본령으로 삼고,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환 회장 생가는 의령군 용덕면 정동리 531번지 일원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월요일은 제외하고 10시부터 1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일간검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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