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검경

<칼럼 최민규>3화. 나쁜 변호사는 없다. 부엌칼과 회칼이 있을 뿐이다.

법조계의 선택과 차별, 전관 출신과 연수원 출신 변호사의 미묘한 경계

논설위원 최민규 | 기사입력 2024/05/19 [17:07]

<칼럼 최민규>3화. 나쁜 변호사는 없다. 부엌칼과 회칼이 있을 뿐이다.

법조계의 선택과 차별, 전관 출신과 연수원 출신 변호사의 미묘한 경계
논설위원 최민규 | 입력 : 2024/05/19 [17:07]

 

 

 

 

 

 

▲     ©캔바 이미지 제공

 

 



-변호사 고용시 전문성과 유연성 고려해야 하며

-전관 출신과 연수원 출신 간 차별 존재

 


 

-부엌칼, 연수원, 변시 출신

연수원, 변시 출신 변호사는 주방에서 만능 해결사 역할을 하는 부엌칼과 같다. 

 

부엌칼이 채소, 고기, 생선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듯이, 다양한 법률 분야에서 활동하며 모든 종류의 법적 문제, 일상적인 법률문제에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법률의 기초부터 고급 지식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어떤 문제가 와도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한다. 

 

-회칼, 전관 출신 변호사

전관 출신 변호사는 회칼처럼 특정 분야에서 정교함과 섬세함을 자랑한다. 

 

회칼이 생선의 살을 얇고 정교하게 떠는 데 최적화된 도구인 것처럼, 특정 법률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오랜 경력을 통해 탄탄한 네트워크와 경험을 쌓아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에서 강점을 발휘하며, 마치 명장의 손길로 회를 뜨듯이, 문제를 섬세하게 다룬다. 

 

-연수원, 변시 변호사 장점 단점
장점으로 다양한 민사법률 분야에 도전할 수 있으며, 회사법, 노동법, 지적재산권 등 다방면으로 진출하고 있다.
젊고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기존의 관행을 탈피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사회적 접근성이 높다.  

 

IT 기업 법무에서 새로운 법적 이슈에 대한 대응 능력이 뛰어날 수 있고,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법리적 기술을 발휘하며 새로운 분야를 계속 발굴하는 등 민사 부분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단점, 실무 경험이 부족해 초기에는 의뢰인의 신뢰를 구축하기 어렵다. 

 

개업 초기부터 대략 1억~2억의 빚이 있고, 시간이 갈수록 수억 원에 이르는 채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큰 사건이나 중요 계약 검토에서 실수를 범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대형 사건의 경우 회사법 기업 관련 사건에 약할 수 있다.

 

법무법인에서 중요 업무를 맡기 어려워 성장 기회가 제한될 수 있어, 소규모 부티크 형식의 합동사무실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법무법인의 1인 대표 체제를 보기 어렵고, 실무 경험이 부족해 초기에는 단순 보조 업무만 하다가 경력이 더딘 경우도 흔하다.  

 

사건이 매일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개척하고 광고를 해야 한다. 

 

착수금,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경력이 짧고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높은 수임료를 책정하기 어렵다. 

 

연수원 년도와 변호사 시험 회 등을 확인해야 한다. 1억 이하 사건인 경우 통상 300만원 이하의 착수금을 받기도 하며, 중대한 사건일 경우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의 착수금을 요구한다.

 

-성공보수

소송이나 대형 사건의 경우 성공보수를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면 성공보수율도 낮게 책정된다. 

 

경력에 따라 5~30% 수준의 성공보수율을 적용하는 편이다.

 

-검사, 판사 출신 전관 장점 단점
장점, 형사사건과 민사소송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한다. 

 

검사 시절 경험을 살려 증거 분석과 법정 공방에 능숙하며, 검찰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검찰과 법원 출신 인맥이 두터워 사건 의뢰와 정보 교환에 유리하다. 대형사건 수임 기회도 많고, 개인사건 및 개인사업자 사건은 골라서 선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단점, 형사/소송 분야에 매몰되어 새로운 법률 영역으로 진출하기 어렵다. 

 

금융, 테크 등 신산업 법무에는 한계가 있다.
전관예우 시비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관료적 사고방식에 젖어 유연성과 창의성이 부족해 법무법인 개업 후에도 사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검찰에서의 권위 있는 경험이 사회에 나와서도 강한 존재감으로 남아 있기도 한다. 

 

-수임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검사, 판사 경력으로 전문성과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높은 수임료를 요구하고 있다.
개업 초기에는 최저 2,000만원이 통상이다. 중대한 형사사건이나 대형 소송의 경우 5,000만원에서 1억 원 이상의 높은 착수금을 받기도 한다.


기업 자문이나 대형 계약 검토의 경우, 50만 원에서 5,000만 원 이상의 착수금이 책정되기도 한다. 또한 시간당 요금을 의미하는 타임차지(시간당 50만 원에서 150만 원 이상)로 진행 비용만 수억 원에 이르는 경우도 흔하다. 

 

-성공보수

현재 법적으로는 성공보수를 받을 수 없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형 소송이나 자문 등에서 높은 성공보수율을 요구하며, 전문성이 높다는 점을 내세워 불구속 시 약 5,000만원에서 수억원, 형사 재판의 경우 수임계약상 금액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는 편이다.

 

-결론 

연수원 변호사와 전관 변호사 간의 차별 문제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권력의 반작용이자 기득권 유지를 위한 기만적인 장치로 볼 수 있다. 

 

이는 공정한 기회와 실력주의를 기반으로 한 건전한 사회와는 거리가 멀다.

법조계는 여전히 과거 권위주의 체제가 만들어낸 잔재에 가로막혀 있다. 

 

검사, 판사, 전관 변호사들은 검찰과 법원에서 쌓은 기득권을 바탕으로 법무법인과 대형 사건을 과점하고 있다. 

 

반면 연수원과 변호사 시험 출신 변호사들은 실력과 경력에 상관없이 주변부로 밀려나 제 역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모순은 정치권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정경유착을 통해 정치권력을 좌지우지하고, 사법부까지 그들의 입맛대로 꼭두각시로 만들고 있다. 

 

이에 반해 연수원 변호사, 변호사 시험 출신 정치인들은 기득권 카르텔에 발이 묶여 진입과 의사결정에서 배제되곤 한다.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모두 연수원 출신으로 정치 초년에 겪었던 차별과 불이익이 이를 입증했다. 하지만 그들이 결국 최고 지위에 올랐다는 것은 국민의 실력주의 의식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선택할 때 고려할 수 있는 두 가지 주요 유형에 대해, 위 내용에 추가로 민사 사건 분야에서의 차이점을 반영하여 정리해본다. 

 

-첫째,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중시하는 부류가 있다. 

대표적으로 전관 변호사들이 여기에 속하는데, 검사 출신은 형사사건에서, 판사 출신은 민사소송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발휘한다. 

 

민사사건 중에서도 대기업 및 대형 사건의 경우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둘째, 유연성과 혁신성, 전인적 소통을 중요시하는 부류가 있다. 

연수원 변호사와 변호사 시험 합격자들이 대표적이다.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법리를 개척하고 열정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강점이다. 

 

개인사업자나 일반 개인의 민사 사건에서는 이런 유형의 변호사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원하는 의뢰인이라면 이들을 고려할 수 있다.

 

결국, 의뢰인 입장에서는 사건의 특성과 규모, 당사자 성격에 맞춰 전문성과 실무형, 혁신성과 소통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대기업 사건이라면 전관 출신 전문가를, 개인 민사 사건이라면 유연하고 소통이 원활한 연수원, 변호사 시험 출신을 선택할 수 있다. 

 

복합적인 면모를 두루 갖춘 변호사도 있겠지만, 대체로 이렇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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