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검경=배성열 기자] 경기도의회 독도사랑ㆍ국토사랑회 방문단은 27일, 베를린의 일본군위안부 박물관에서 미테구의회 사회민주당 소속 구의원과 탈식민주의 시민단체 디콜로나이즈 베를린(Decolonize Berlin) 관계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열린 정담회의 주된 내용은 철거 위기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 ‘아리’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국제교류ㆍ협력 방안, 탈식민주의 운동 등이다. 베라 모르겐슈테른 구의원(Vera Morgenstern)은 “평화의 소녀상은 제국주의와 식민 통치, 전쟁에 의한 아픔과 고통의 역사가 담겨 있다”면서 “소녀상이 역사적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는 존재로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가져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평화의 소녀상 ‘아리’의 존치 문제와 한국과의 국제협력에 대해 중앙당에도 공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라 의원은 지난 2023년 6월,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분쟁 중 성폭력 철폐의 날’ 기념집회에 참석해 “소녀상이 이곳 미테구에 머무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용성 의원은 “독일은 나치 전쟁범죄에 대해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 배상, 그리고 교육을 이어온 터라 이번 미테구 소녀상 철거 강행 소식은 더욱 충격적”이라면서 “과거사 반성의 모범을 보인 독일에서 소녀상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사회민주당의 정책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사회민주당은 사회 정의와 국제 평화를 바탕으로 냉전 시대 동독과의 관계 정상화로 통일 여건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으며, 유럽연합(EU) 통합정책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임창휘 의원은 “독일의 통일과 유럽연합 사례는 한반도의 통일, 동북아 평화ㆍ협력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평화통일의 시대를 대비해 양국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디콜로나이즈 베를린’의 활동가 메렐 푹스(Decolonize Berlin)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문제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침략사에 대한 미테구의 역사 인식의 부족에서 기인됐다”며 “식민 통치의 피해자인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검토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베를린 미테구의 이민자 비율이 30~40%인 만큼 이민자들의 역사 인식에 맞는 의사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데 크게 일조한 아르메니아계 이민자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1910년대 오스만제국의 인종 대학살로 인한 고난의 역사를 지닌 아르메니아계는 글렌데일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깊은 공감을 표하고,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적극 도운 것이 그 예이다. 김태형 의원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사도광산을 “조선인 노동자 강제징용의 역사를 배제한 곳을 국제사회의 유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일본의 역사왜곡에 디콜로나이즈 베를린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저작권자 ⓒ 일간검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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