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복: 수(壽) - 장수법정은 인생의 시력 검사이다.장수의 눈, 시력을 잃지 않은 자장수와 시력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개의 개념처럼 보인다. 그러나 삶의 길이와 그 삶을 보는 시각에는 깊은 연관이 있다. 장수는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시간을 지혜롭게 살아내느냐의 문제다. 시력은 단순히 사물을 보는 능력이 아니라, 삶의 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통찰력이다. 법정에서의 싸움은 곧 그 통찰력을 잃지 않기 위한 싸움이다.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잘못된 길을 택한 자는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고, 반대로 맑은 시야를 끝까지 지켜낸 자는 비로소 장수의 의미에 다가선다.
명확해진 시야법정에서 벌어지는 공방은 안개 속을 걷는 것과 같다. 사건 당사자들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으려 하지만, 법정은 그들의 시야를 시험하는 잔인한 무대이다. 내가 법정에서 목격한 수많은 이들은 진실을 바로 보는 것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진실만을 바라보려 했다. 그러나 그들의 왜곡된 시야는 패배와 좌절을 불러왔고, 단지 사건의 실패가 아닌 인생의 파탄으로 이어졌다.
한 의뢰인은 수십 년 동안 자신의 회사를 위해 싸웠지만, 그가 보지 못한 진실이 그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법정에서 제출된 서류 하나하나는 그가 이해하지 못한 진실을 담고 있었고, 그는 결국 무너졌다. 그러나 또 다른 의뢰인은, 오히려 법정에서 맑은 시력을 되찾았다. 법정은 마치 삶의 시력 검사가 이루어지는 장소처럼, 그가 내린 선택의 정당성을 평가했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시야를 유지하며, 진정한 장수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갔다.
비극과 반전, 법정의 세계20년 동안 법정에서 만난 의뢰인들 중,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이들이 있었다. 100억 원이라는 엄청난 재산을 손에 쥐고도, 오피스텔에서 몸을 던진 의뢰인은 승소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었다. 그가 법정에서 내린 모든 결정은, 시야가 흐려진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의뢰인이 그렇게 어두운 결말을 맞이한 것은 아니다. 한 의뢰인은 자신의 사업을 구하기 위해 끝없는 자료를 조사하고, 법정에서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흔들리지 않는 시야와 그가 살아온 삶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기 때문이다.
흐려지는 시야와 선택의 무게법정에서 만나는 서류와 증거물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그것들은 각자의 인생슬 기록한 증거물이며, 선택의 결과물이다. 법정에서 내가 마주한 많은 이들은 시야가 흐려진 상태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그것은 단지 사건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생을 무너뜨렸다. 그들의 계좌 내역, 휴대폰 기록, 과거의 선택들 모두가 법정에서 하나의 퍼즐처럼 맞춰졌고, 그 퍼즐 속에서 그들이 걸어온 길의 윤곽이 드러났다. 진정한 장수는 시야를 잃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지켜내는 데 있다.
그들의 시야가 좁아질수록, 장수는 그들로부터 멀어졌다. 법정은 선택의 무게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는 장소였고, 그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자들은 단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시야를 가진 자는, 그 무게 속에서 오히려 삶의 본질을 파악하며 장수의 길로 나아갔다.
운명에 대한 마지막 시선법정은 냉정하고 잔인하지만, 그 속에서 끝까지 자신을 지켜낸 자들은 자신의 선택을 통해 진정한 장수의 의미를 되찾는다. 법정에서의 싸움은 단지 승리와 패배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어떻게 직시하고 해석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비록 그들이 실패할지라도, 그들의 눈 속에 남아 있는 진실은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장수란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보질을 꿰뚫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다. 내가 법정에서 만난 많은 의뢰인들은 시야를 잃고 무너졌지만, 일부는 끝까지 그 시야를 유지하며 자신의 존엄을 지켜냈다. 그들의 선택이 비극으로 이어질지라도, 그들이 법정에서 보았던 마지막 장면은, 그들이 걸어온 삶의 진실을 비추는 한 줄기 빛이었다.
마지막 진실의 순간법정은 인생의 시력 검사다. 그들은 법정에서 자신이 선택한 길이 과연 옳았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다. 그 시야 속에 남아 있는 진실이야 말로, 그들의 인생을 정의하는 최종적인 판단이다. 장수는 단지 긴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직시하며 품위를 지키는 것이다. 흐려지지 않는 시야를 가진 자만이 진정한 장수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법정에서 마주한 진실은 냉혹하지만, 그 진실을 끝까지 놓지 않는 자에게는, 진정한 장수의 의미가 존재한다.
다음화 예고 <오복 시리즈> 3화 - 법조인의 시선, 부와 청력의 관계
논설위원 최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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